앞선 1부에서는 ICO 열풍과 중국의 규제, ‘박상기의 난’을 살펴봤어요. 그런데 당시 한국 시장의 분위기를 이해하려면 몇 가지 이야기가 더 필요해요. TV에서는 코인이 도박인지 미래 기술인지 논쟁이 벌어졌고, 같은 비트코인이 한국에서 더 비싸게 팔렸어요. 거래소 해킹으로 돈을 꺼내지 못하게 된 일도 있었고요.
이번 부록은 2017년 말부터 2018년 1월까지 한국 투자자들이 마주했던 불안에 관한 이야기예요. 유시민의 비판, 김치프리미엄, 시세 집계 혼란, 유빗 사건을 차례로 짚어볼게요.
1. 유시민은 무엇을 비판했을까요?

2018년 1월 18일, JTBC는 ‘가상통화, 신세계인가 신기루인가’라는 긴급토론을 열었어요. 유시민 작가와 정재승 교수, 한호현 교수,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 공동대표가 나왔죠. 정부 규제 논란이 TV 토론으로까지 이어진 장면이었어요.
유시민은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과 당시 코인 거래의 투기성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쪽이었어요. 기술 자체를 인정하더라도, 돈을 벌기 위한 투기장처럼 쓰이는 거래까지 그대로 둘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었죠. 규제 수준에 대해서는 온라인 도박에 준하는 규제와 중기적인 중개소 폐지를 주장했어요.
반대편에서는 다른 걱정을 꺼냈어요. 정재승은 암호화폐가 블록체인 생태계와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김진화는 거래소를 감독하는 방식의 대응을 제시했어요. 당시 JTBC의 후속 보도를 보면, 투기를 억제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어디까지 규제할지를 두고 의견이 갈렸다는 걸 알 수 있어요. JTBC의 토론 정리 보도(2018.1.19)
이 논쟁을 지금 읽을 때는 질문을 나눠보면 좋아요. “이 기술이 쓸모가 있을까?”와 “지금 이 가격을 주고 사도 괜찮을까?”는 서로 다른 질문이거든요. 기술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면서도 과열된 가격을 걱정할 수 있고, 투기를 비판하면서도 기술 개발에 동의할 수 있어요.
토론은 비판 여론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다뤄야 해요. 방송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유시민 때문에 가격이 폭락했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어요. 이후의 가격만 보고 당시의 모든 주장에 정답·오답 딱지를 붙이는 것도 놓치는 부분이 많고요.
2. 김치프리미엄, 같은 코인을 더 비싸게 샀다는 뜻이에요
김치프리미엄은 같은 코인의 국내 가격이 해외 가격을 원화로 환산한 값보다 높은 현상을 말해요. 한국에서 샀다고 코인이 더 좋아지는 건 아닌데, 시장이 나뉘어 거래되다 보니 가격에 차이가 생긴 거죠.
당시에는 이 차이가 크게 벌어졌어요. 2018년 1월 8일 로이터 보도는 한국 시장의 높은 수요와 자금 이동의 제약을 배경으로 짚었어요. 이어 나온 연구에서도 거래 수수료, 송금·전송에 걸리는 시간, 거래소 이용 조건과 국가 간 자금 이동 제약 등을 가격 차이를 줄이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설명했어요. 당시 로이터 보도 · Borri·Shakhnov 연구 초안(2018.2.20, PDF)
“그럼 해외에서 싸게 사 와서 팔면 되는 거 아냐?” 싶죠. 하지만 화면에 가격 차이가 보인다고 누구나 곧바로 같은 조건으로 사고팔 수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 사이 가격도, 환율도, 입출금 상황도 바뀔 수 있었고요.
국내에서 비싸게 산 사람에게는 별도의 위험이 생겨요. 코인의 해외 가격이 그대로여도 프리미엄만 줄어들면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거예요.
| 구분 | 매수할 때 | 프리미엄이 사라진 뒤 |
|---|---|---|
| 해외 가격의 원화 환산값 | 2,000만 원 | 2,000만 원 |
| 국내 가격 | 2,600만 원 | 2,000만 원 |
| 김치프리미엄 | 30% | 0% |
이 경우 국내 매수가 대비 손실은 600만 원, 약 23.1%예요. 프리미엄이 30%에서 0%가 됐다고 손실률도 30%인 건 아니에요. 손실률은 내가 낸 2,600만 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니까요.
실제 김치프리미엄을 비교할 때는 코인, 거래소, 시각, 환율 기준을 맞춰야 해요. 당시의 ‘몇십 퍼센트’라는 숫자를 한국 시장 전체에 늘 적용됐던 하나의 값처럼 받아들이면 오해하기 쉬워요.
3. 코인마켓캡에서 한국 가격이 빠지자 생긴 혼란
2018년 1월 8일에는 시세를 보는 화면 자체가 혼란을 키웠어요. 코인마켓캡이 가격 계산에서 빗썸·코인원·코빗 등 한국 거래소의 데이터를 제외한 일이에요. 한국 시세가 해외보다 높았기 때문에, 높은 값들이 빠지자 집계된 가격도 낮아졌죠. 로이터는 사전 안내 없는 변경이 혼란과 매도세로 이어졌다고 보도했어요. 2018년 1월 8일 로이터 기사
여기서는 두 가지를 나눠 봐야 해요. 평균을 계산하는 재료가 바뀌어서 숫자가 내려간 것과 실제 거래소에서 사람들이 더 낮은 가격에 사고판 것은 같은 일이 아니에요. 당시에는 집계 변화와 실제 시장 하락이 겹쳐 보였던 거예요.
가령 가게 세 곳의 가격이 100원, 100원, 130원이라고 해볼게요. 단순 평균은 110원이지만, 비싼 가게를 빼면 100원이 돼요. 나머지 두 가게가 가격표를 바꾸지 않아도 평균은 내려가죠. 이건 원리를 설명하는 예시이고, 실제 코인마켓캡의 계산식을 재현한 것은 아니에요.
차트의 빨간 숫자를 보기 전에 ‘어느 거래소 가격인지, 여러 곳의 평균인지, 집계 기준이 바뀌었는지’를 확인할 이유가 생긴 사건이었어요.
4. 유빗 해킹, 가격보다 먼저 출금이 걱정된 사람들
시간을 조금 되돌려 2017년 12월 19일로 가볼게요. 국내 거래소 유빗은 해킹으로 전체 자산의 약 17%에 해당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히고, 거래·입출금 중단과 파산 절차 추진을 공지했어요. 당시 보도는 거래소에 코인을 맡긴 사람들의 자산 회수가 불확실해진 상황을 전했어요. 한국경제 당시 보도
이후의 흐름도 덧붙여야 해요. 2018년 1월 11일 뉴스핌은 유빗이 재오픈 방침과 보상토큰 계획을 제시했다고 보도했어요. 잔고 유지 조건 등이 붙은 보상안에 대한 논란도 함께 다뤘고요. 그래서 이 사건을 ‘12월 19일 법원의 파산 절차가 모두 끝났다’고 쓰면 정확하지 않아요. 처음의 발표와 뒤따른 처리 과정을 구분해야 해요. 뉴스핌 후속 보도
이 사건이 보여준 위험은 가격 하락과 결이 달라요. 거래소 화면에 잔고가 떠 있어도 필요할 때 출금하지 못하면, 이용자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줄어들죠. 코인 가격을 잘 맞히는 것과 맡겨 둔 자산을 돌려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어요.
그 시절의 불안은 한 가지가 아니었어요
돌아보면 당시 한국 시장에는 서로 다른 걱정이 겹쳐 있었어요. TV 토론에서는 투기와 기술을 어떻게 구분할지 다퉜고, 국내 투자자는 해외보다 비싼 가격을 부담했어요. 시세 집계 방식이 바뀌면서 혼란이 생겼고, 거래소 사고를 겪은 이용자는 출금과 보상을 걱정해야 했죠.
이 장면들을 함께 보면 2018년 초를 단순히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무너진 시장’이라고 설명하기 어려워요. 기대가 커진 만큼 가격, 정보, 보관 방식의 약점도 드러나던 시기였다고 읽는 편이 더 가깝겠어요.
다시 1부의 큰 흐름과 연결해서 읽고 싶다면 ICO 열풍에서 ‘박상기의 난’까지로 돌아가 보세요. 규제 뉴스 옆에서 투자자들이 어떤 문제를 마주했는지 더 선명하게 보일 거예요.
자료 확인: 2026년 9월 26일. 사건 설명은 본문에 연결한 당시 보도와 연구를 바탕으로 정리했어요. 표의 숫자는 계산을 설명하기 위한 가정이며 당시 시세가 아니에요. 인물 사진의 출처와 촬영 시점은 사진 아래에 표시했고, 토론 영상은 JTBC News 공식 영상의 퍼가기 기능으로 연결했어요. 이 글은 과거 사건에 관한 기록으로,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