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역사 8-1부|2024년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와 반감기

2024년 1월 11일, 미국 증권계좌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사고팔 수 있게 됐어요. 전날 SEC가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고, 블랙록의 IBIT와 그레이스케일의 GBTC 등이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청서 수정과 심사가 실제 상품으로 이어진 날이었어요.

비트코인 가격은 그날 장중 4만 9천 달러를 넘었어요. 그런데 1월 23일에는 종가가 4만 달러 아래로 내려갑니다. ETF 승인, 3월의 최고가 경신, 4월의 반감기 사이에는 새 상품으로 들어오는 돈과 기존 상품에서 빠져나오는 돈이 함께 있었어요.

이번 8-1부는 2024년 1~4월을 다룹니다. 지난 7-2부의 현물 ETF 신청이 실제 시장에 어떤 경로를 더했는지부터 이어갈게요.

미국 현물 ETF 승인 당시 보도. YTN, 2024.1.11.

1월 10일 승인, 11일 거래 시작

승인 직전에도 한 차례 소동이 있었어요. 미국 시간 1월 9일, SEC의 공식 X 계정에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는 허위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계정이 침해된 상태에서 나온 글이었고, SEC는 이를 부인했어요. 정식 승인은 다음 날인 10일에 발표됐습니다.

이번 승인은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현물 비트코인 상장상품의 지분을 거래할 수 있게 한 결정이에요. SEC는 승인 성명에서 비트코인 자체를 승인하거나 추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른 코인의 법적 지위나 당시 진행 중인 거래소 소송을 일괄 정리한 결정도 아니었어요.

기존에도 비트코인을 살 방법은 많았어요. 코인 거래소에서 직접 매수하거나, 비트코인을 보유한 회사의 주식에 투자할 수 있었고, 미국에는 선물계약을 담는 ETF도 있었습니다. 현물 ETF는 상품 안에 실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투자자가 증권계좌에서 그 상품의 주식을 거래하는 선택지를 더했어요.

개인 지갑을 만들고 비밀키를 보관하는 일이 부담스러웠던 사람은 익숙한 증권계좌를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산관리사는 고객의 다른 주식·채권 상품과 함께 비트코인 관련 상품을 검토할 수 있었어요. 대신 투자자는 상품 보수, 증권시장 거래 시간, 중개회사의 취급 여부 같은 조건을 따릅니다. 계좌에 들어오는 것은 ETF 주식이고, 개인 지갑으로 보낼 수 있는 비트코인은 아니에요.

한국의 상황은 별도였어요. 당시 금융위원회는 국내 증권사가 해외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행위가 기존 정부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거래 개시 소식과 국내 증권계좌의 거래 가능 여부가 따로 논의됐던 이유예요.

ETF가 나왔는데 1월 가격은 내려갔어요

거래 첫날인 1월 11일 코인베이스 BTC/USD 가격은 장중 약 49,102달러까지 올라갔지만, UTC 기준 종가는 약 46,343달러였어요. 1월 23일 종가는 39,878달러로, 거래 첫날 종가보다 약 14% 낮았습니다. 승인을 기다리며 올라온 가격이 실제 상품 출시 뒤에는 조정을 받은 셈이에요.

1/1 2/1 3/1 4/1 40,000 50,000 60,000 70,000 80,000 1/11 ETF 거래 시작 1/23 · 39,878달러 3/13 종가 · 73,135달러 4/20 반감기 ETF 거래 시작부터 4월 반감기까지 2024.1.1 – 4.30 | Coinbase Exchange · BTC/USD · UTC 일별 종가 세로축 0 생략 · 사건 표시는 날짜 비교용이며 가격 변동의 원인을 계량하지 않습니다.
BTC/USD·UTC 일별 종가. Coinbase Exchange, 2024.1~4.

이 시기에는 GBTC가 자주 뉴스에 등장했어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는 ETF 승인에 맞춰 처음부터 비트코인을 모으기 시작한 상품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오랫동안 비트코인을 보유하던 투자신탁이 ETF로 전환한 경우였어요. 전환 첫날의 큰 운용자산에는 기존 보유분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전환 전 GBTC에는 일상적인 환매 창구가 없었어요. 주식을 팔려는 투자자는 시장에서 다른 구매자를 찾아야 했고, 주식 가격이 신탁에 담긴 비트코인의 가치보다 낮게 형성되는 할인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ETF 전환과 함께 지정된 금융회사를 통한 설정·환매 절차가 가동됐어요. 상품 지분을 새로 만들거나 회수하면서 보유자산을 조절하는 길이 생긴 겁니다.

보수도 비교 대상이 됐어요. GBTC의 전환 당시 연간 보수는 1.5%였습니다. 블랙록 IBIT의 기본 보수는 0.25%였고, 출시 후 첫 12개월 동안 자산의 첫 50억 달러 부분에는 0.12%를 적용하는 감면 조건까지 있었어요. 같은 비트코인 가격에 투자해도 오래 보유할 때 드는 비용은 상품마다 차이가 났습니다.

기존 GBTC 투자자에게는 보유분을 정리하거나 다른 상품으로 옮길 선택지가 생겼어요. 다만 공개된 자금 흐름 표에는 개별 투자자의 매도 이유나 이후 매수처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GBTC에서 빠진 돈이 얼마만큼 다른 ETF로 옮겨갔는지까지 그 표만으로 추적할 수는 없어요.

새 ETF로 들어온 돈과 GBTC에서 나온 돈

Farside Investors의 일별 집계를 합치면, 1월 11~31일 GBTC에서는 약 56억 4천만 달러가 순유출됐어요. 같은 표의 GBTC 외 9개 상품에는 약 71억 달러가 순유입됐습니다. 둘을 합친 순유입은 약 14억 6천만 달러였어요.

새 상품들이 자금을 모으는 동안 기존의 큰 상품에서는 환매가 이어졌습니다. 가격이 내려갔던 1월에도 새 ETF에 들어오는 돈은 있었어요. 매수와 매도는 서로 다른 상품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고, 코인 현물·선물시장의 주문도 계속 체결됐습니다. 1월의 하락 전체를 GBTC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이 가격표와 자금 집계만으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이 남아요.

1월 2월 3월 4월 -5 0 5 10 +7.10 -5.64 합계 +1.46 +8.80 -2.76 합계 +6.04 +11.00 -6.36 합계 +4.64 +2.19 -2.54 합계 -0.35 합계 GBTC 외 9개 GBTC ETF 자금 유입과 GBTC 환매가 함께 진행됐어요 2024.1.11 – 4.30 | Farside 집계 10개 상품 · 월별 순유입 · 십억 달러 1월은 11일부터 집계 · 거래대금·운용자산과 다름 · 표시 값은 반올림
월별 순유입, 십억 달러. Farside 집계 10개 상품, 2024.1.11~4.30.

그래프의 순유입은 그날 상품에 들어온 자금에서 빠져나간 자금을 뺀 값이에요. 증권시장에서 ETF 주식이 얼마나 많이 거래됐는지를 나타내는 거래대금과는 다른 수치입니다. 이미 나온 주식을 투자자끼리 여러 번 사고팔아도 거래대금은 늘어날 수 있어요.

실제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거나 줄이는 연결 고리는 상품의 설정·환매예요. 당시에는 지정참가회사(AP)라는 금융회사가 현금 주문을 넣고, 상품 측과 거래 상대방들이 비트코인을 확보하거나 처분하는 구조가 사용됐습니다. 일반 투자자는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거래하고, 그 뒤에서는 별도의 금융회사들이 상품 지분과 보유자산의 수량을 맞추는 일을 맡았어요.

또 운용자산(AUM)은 현재 상품 안에 있는 자산의 가치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추가 입금이 없어도 운용자산이 커질 수 있어요. 그래서 ETF가 얼마나 커졌는지와 새 자금이 얼마나 들어왔는지는 각각 확인해야 했습니다.

2~3월, 자금 유입과 함께 7만 달러를 넘었어요

2월에는 이 10개 상품의 월간 순유입이 약 60억 4천만 달러, 3월에는 약 46억 4천만 달러로 집계됐어요. GBTC의 유출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른 상품의 유입이 이를 웃돌았습니다. ETF라는 경로가 실제로 상당한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 수요를 받아내고 있었어요.

비트코인 가격도 2월 이후 가파르게 올라갔습니다. 3월 13일 UTC 종가는 약 73,135달러였고, 다음 날인 14일에는 장중 약 73,836달러까지 거래됐어요. 2021년의 달러 기준 최고가를 넘어선 시기입니다. 그래프는 일별 종가로 그렸기 때문에, 본문의 장중 고점과 선의 꼭대기는 숫자가 조금 달라요.

이 상승이 진행되는 동안 자산운용사의 역할은 더 분명해졌어요. 2020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회사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했습니다. 2024년의 블랙록과 다른 ETF 운용사는 투자자에게 상품을 제공하고, 상품의 운용·관리 업무를 맡았어요. 비트코인 보관회사, 증권 중개회사, 설정·환매를 처리하는 금융회사도 각자의 일을 담당했습니다.

개인 투자자 역시 이 상품을 살 수 있었어요. ETF 유입액을 전부 연기금이나 대형 기관의 매수액으로 분류할 수는 없습니다. 공개된 일별 유입 표는 상품별 자금 흐름을 보여주지만 최종 고객의 구성을 모두 알려주지는 않아요. 개인과 채굴자가 거래하던 시장에 기업의 직접 보유가 더해지고, 이제는 증권계좌와 고객자산 운용을 통한 참여가 넓어진 거예요.

가격이 오를 때도 미국 금리는 높은 수준이었어요

2024년 초 연준의 정책금리 목표 범위는 5.25~5.50%였습니다. 1월과 3월 FOMC에서 이 수준을 유지했고,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등의 보유자산을 줄이는 양적긴축도 계속했어요. 비트코인이 3월에 최고가를 기록했을 때 실제 금리 인하는 아직 없었습니다.

2024년 봄, 실제 금리와 연말 전망 연준 3월 20일 발표 · 미국 노동통계국 4월 10일 발표 3월 정책금리 5.25~5.50% 유지 2024년 말 전망 중간값 4.6% 인하 일정은 미확정 소비자물가 전년 동월 대비 2월 3.2% → 3월 3.5% 정책금리와 물가는 서로 다른 지표 · 당시 양적긴축도 계속
실제 정책금리, 연말 전망, 당시 물가 발표. 연준·미 노동통계국.

동시에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었어요. 3월 20일 공개된 연준 위원들의 2024년 말 금리 전망 중간값은 4.6%로, 지난해 12월 전망과 같았습니다. 당장의 높은 금리와 연말에는 더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함께 존재했어요. 이 전망에는 인하 날짜를 확정하는 효력이 없습니다.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돈을 빌려 투자하는 비용이 커지고, 이자가 붙는 현금성 자산이나 채권도 투자자의 비교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앞으로 조달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는 실제 인하 전에 투자 판단에 반영될 수 있어요. ETF 출시로 생긴 수요와 이런 금리 기대가 같은 시장에서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4월 10일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보다 3.5%였어요. 2월의 3.2%보다 높았고,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물가 상승률도 3.8%였습니다. 물가가 충분히 내려가는지 확인하고 금리를 내리겠다는 연준의 설명을 생각하면, 빠른 인하를 기대하던 쪽에는 부담스러운 자료였어요.

다만 연준의 2% 물가 목표를 평가할 때 주로 쓰는 지표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예요. 소비자물가(CPI)는 별도의 지표이며, 당시 물가 압력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파악하는 자료로 함께 읽혔습니다. CPI 수치 하나가 다음 회의의 금리를 자동으로 결정하는 구조는 아니에요.

4월 20일, 네 번째 반감기가 왔어요

한국 시간 4월 20일 오전 9시 9분경, 비트코인의 840,000번째 블록이 채굴됐습니다. UTC로는 같은 날 0시 9분이고, 미국 현지에서는 아직 19일이었어요. 당시 기사에서 반감기 날짜가 19일과 20일로 나뉘는 것은 이 시차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은 거래를 묶은 블록을 만들 때 채굴자에게 새 비트코인을 지급해요. 이 신규 발행분인 블록 보조금은 21만 블록마다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2024년 반감기에서는 블록당 6.25 BTC가 3.125 BTC로 줄었어요. 2012년, 2016년, 2020년에 이어 네 번째였습니다.

시작 2012 반감기 2016 반감기 2020 반감기 2024 반감기 0 25 50 50 25 12.5 6.25 3.125 네 번째 반감기, 신규 발행분이 절반으로 비트코인 블록 보조금 | 단위: BTC/블록 거래 수수료는 별도 · 840,000번째 블록부터 3.125 BTC · 한국 시간 2024.4.20
반감기별 블록 보조금. Bitcoin Core 규칙에 따른 설명 차트.

블록이 평균 10분 간격으로 만들어진다고 가정하면 하루 약 144개예요. 이 기준에서 신규 발행량은 하루 약 900 BTC에서 450 BTC로 줄어듭니다. 실제 블록 생성 간격은 들쭉날쭉하므로 매일 정확히 이 수량이 발행되는 것은 아니에요. 이미 발행돼 지갑과 거래소에 보관된 비트코인의 수량은 반감기 때문에 줄어들지 않습니다.

채굴자에게는 바로 매출 구조에 영향을 주는 변화였어요. 같은 수의 블록을 채굴하더라도 신규 발행분으로 받는 비트코인이 절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전기요금과 장비 운영비를 감당하려면 비트코인 가격, 채굴 효율, 경쟁 강도, 거래 수수료 수입을 함께 따져야 했어요.

채굴자는 신규 발행분 외에 블록에 포함된 거래의 수수료도 받아요. 반감기가 이 수수료까지 절반으로 자르는 것은 아닙니다. 채굴기업 MARA도 이후 분기보고서에서 2024년 반감기로 블록 보조금이 줄었고, 거래 수수료는 반감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구분해 설명했어요.

수요 쪽에는 ETF라는 새로운 매수 경로가 생겼고, 공급 쪽에는 앞으로 새로 발행될 물량이 줄어드는 일정이 실행됐습니다. 다만 ETF가 사는 물량은 새로 채굴된 코인에 한정되지 않아요. 기존 보유자도 시장에 비트코인을 팔 수 있고, ETF에서는 환매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신규 발행량과 ETF 유입액 두 숫자만으로 시장 전체의 매수·매도 균형을 계산하기는 어려워요.

4월 말에는 ETF 유출과 가격 조정이 이어졌어요

반감기를 맞은 4월에도 가격은 계속 오르지 않았어요. 4월 20일 UTC 종가는 약 64,969달러였고, 30일에는 약 60,622달러로 내려왔습니다. 앞서 본 ETF 집계에서도 4월 한 달은 약 3억 5천만 달러 순유출이었어요. 3월까지의 유입 속도가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1월 11일부터 4월 30일까지 누적하면 이 10개 상품에는 약 117억 9천만 달러가 순유입됐어요. GBTC에서 약 173억 달러가 빠져나오는 동안 다른 9개 상품으로 약 290억 9천만 달러가 들어온 결과입니다. 기존 상품의 자금 이탈과 신규 상품의 성장이 몇 달 동안 나란히 진행됐습니다.

2024년 봄의 코인 시장에는 ETF 일별 자금 흐름, 운용사의 상품 경쟁, 미국 물가 발표와 금리 전망이 함께 등장했어요. 비트코인의 발행 규칙은 예정대로 작동했고, 그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거래하는 금융상품의 범위는 더 넓어져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이더리움 현물 ETF 심사와 미국 대선을 둘러싼 정책 논의가 이어집니다.


다음 글: 8-2부|2024년 이더리움 ETF와 비트코인 10만 달러 →

← 이전 글: 7-2부, SEC 소송과 현물 ETF 신청 · 코인 역사 연재 목차

참고 자료

ETF 승인과 상품 구조

미국 금리와 물가

반감기·차트·영상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