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역사 2부|2018년, 열풍이 식고 남은 것들

2017년 말에는 비트코인이 어디까지 오를지가 관심사였어요. 그런데 2018년에는 질문이 달라졌어요. 맡긴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거래소는 안전할까, 이 코인은 계속 살아남을까.

1부에서 다룬 ICO 열풍과 박상기의 난 이후에도 시장은 조용해지지 않았어요. 높은 수익을 약속하던 서비스가 멈췄고, 대형 거래소가 해킹당했어요. 연말에는 코인 진영끼리 싸우다 또 다른 코인이 생겼죠.

1월, 비트커넥트의 약속이 무너졌어요

비트커넥트는 코인을 맡기면 거래 봇이 수익을 내준다고 홍보하던 플랫폼이에요. 투자자는 비트코인으로 자체 코인 BCC를 산 뒤 대출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여기서 BCC는 비트코인캐시(BCH)와 다른 코인이에요.

2018년 1월 미국 주정부 증권 감독기관들이 제동을 걸었고, 비트커넥트는 대출 플랫폼을 닫았어요. 자체 코인의 시장도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죠.

이 사건은 나중에 수사와 소송으로 이어졌어요. SEC는 2021년 소송에서 실제 거래 수익을 나눠준다는 설명과 달리 새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구조였다고 주장했어요. 가격이 떨어진 것과 사업의 약속 자체가 거짓인 것은 다른 문제였던 거예요.

코인체크 해킹, 거래소에 둔 코인이 사라졌어요

1월 26일에는 일본 거래소 코인체크에서 NEM이 대규모로 유출됐어요. 당시 보도된 피해 규모는 약 580억 엔이었어요. 이용자들은 시세를 확인하는 대신, 출금이 언제 다시 열리고 보상이 가능한지를 기다려야 했죠.

당시 YTN 보도는 외부 인터넷에 연결된 보관 방식과 허술한 보안을 짚었어요. ‘블록체인으로 거래한다’는 말이 거래소의 보관 시스템까지 안전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았던 거예요.

코인체크 해킹 당시 보도. YTN, 2018.1.28.

후속 조치도 있었어요. 코인체크는 3월 12일, 피해 고객의 NEM 보유량에 1개당 88.549엔을 적용해 엔화로 보상한다고 공지했어요. 해킹 직후의 불안과 이후 보상 조치는 나눠서 볼 필요가 있어요.

여름에는 ETF에 기대를 걸었어요

시장이 내려가는 동안에도 새 자금이 들어올 거라는 기대는 남아 있었어요. 그중 하나가 비트코인 ETF였어요.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 생기면 코인 거래소를 쓰지 않는 투자자도 접근하기 쉬워질 거라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2018년 7월 26일 SEC는 윙클보스 비트코인 신탁의 상장안을 다시 거절했어요. 2017년 3월에 거절됐던 안을 재심사한 결과였어요. 쟁점은 비트코인이 쓸모 있느냐보다, 가격 조작을 막고 거래를 감시할 장치가 충분한지였어요.

선물시장은 이미 열렸지만, 현물 비트코인을 담는 ETF까지 곧바로 허용되는 건 아니었어요. 제도권으로 들어가는 길은 투자자들의 기대보다 더 길었죠.

11월, 비트코인캐시가 다시 갈라졌어요

1부에서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가 갈라진 이야기를 했죠. 이번에는 비트코인캐시 안에서 규칙을 어떻게 바꿀지를 두고 충돌했어요. 2018년 11월 15일, Bitcoin ABC와 Bitcoin SV 진영이 서로 다른 길을 택했어요.

양쪽이 채굴 연산력을 동원해 자신들의 체인을 지지하면서 ‘해시전쟁’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Coinbase는 분열 전후 BCH 거래와 입출금을 멈췄고, 이후 ABC 쪽에는 BCH 이름을 유지하고 다른 쪽은 BSV로 구분했어요. 보유자에게는 내 코인이 어느 체인에 있고, 언제 옮기거나 팔 수 있는지가 당장의 문제였죠.

이 무렵 비트코인 가격도 다시 크게 내려갔어요. 그렇다고 2018년의 긴 하락장을 이 싸움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어요. 차트를 보면 시장은 이미 연초부터 여러 차례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었어요.

돈을 모은 ICO에도 책임을 묻기 시작했어요

11월 16일에는 SEC가 Airfox와 Paragon의 미등록 증권 판매에 대한 합의를 발표했어요. 두 회사는 2017년 ICO로 각각 약 1,500만 달러와 1,200만 달러를 모았어요.

합의에는 각각 25만 달러의 제재금과 토큰의 증권 등록, 정기 보고, 피해 투자자의 환급 청구 절차가 포함됐어요. 사기 혐의와 별개로, 증권에 해당하는 토큰을 등록 없이 팔았다는 점이 문제가 된 사례예요. 모든 ICO가 사기였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돈을 모은 뒤에도 발행자가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죠.

차트로 보면, 한 번의 폭락보다 길었던 시간

Coinbase의 비트코인 일별 종가를 보면 2017년 마지막 날은 13,863.13달러, 2018년 마지막 날은 3,691.86달러였어요. 1년 동안 약 73.4% 내려간 셈이에요. 2018년 가장 낮은 일별 종가는 12월 15일의 3,183달러였고요.

2018년 Coinbase 비트코인 달러 일별 종가 차트. 코인체크 해킹, ETF 승인 거절, 비트코인캐시 분열 날짜와 연말 종가 3,691.86달러 표시
2018년 비트코인 일별 종가. Coinbase BTC–USD, UTC 기준.

내내 곧장 떨어진 건 아니에요. 봄과 여름에는 반등도 있었고, 한동안 6천 달러 부근에서 버티기도 했어요. 그래서 당시의 어려움은 한 번의 큰 폭락뿐 아니라, 회복을 기대했다가 다시 내려가는 시간을 오래 견뎌야 했다는 데 있었어요.

2017년에는 무엇을 만들겠다는 약속에 돈이 몰렸어요. 2018년에는 그 돈을 어디에 맡겼고, 누가 책임지며, 실제로 무엇이 남았는지를 확인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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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자료: Coinbase Exchange 일별 캔들. 연간 등락률은 2017.12.31과 2018.12.31 종가로 계산했어요. 국내 원화 가격이나 장중 최저가와는 달라요.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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