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말 비트코인은 7천 달러대였어요. 거래소의 새 토큰 판매와 페이스북 리브라 소식으로 들썩였던 시장은 다음 해를 기다리고 있었죠. 몇 달 뒤에는 코인 업계 밖에서 터진 일이 거래소의 가격표를 흔들게 돼요.
2020년 3월, 코로나19가 세계로 번지고 이동과 영업이 제한됐어요. 기업은 매출을 걱정했고, 투자자는 갖고 있던 자산을 현금으로 바꾸기 시작했죠. 비트코인도 거센 매도 속에 무너졌어요.
그해 연말 비트코인 가격은 2만 달러를 넘어섰어요. 폭락과 회복 사이에는 금리 인하와 국채 매입, 비트코인 반감기, 기업들의 새로운 선택이 이어졌습니다.
3월, 비트코인도 함께 팔렸어요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를 팬데믹, 즉 세계적 대유행으로 규정했어요. 감염 확산은 사람들의 이동뿐 아니라 기업의 생산과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어요.
미국 주식시장과 함께 코인 시장에도 매물이 쏟아졌어요. Coinbase의 비트코인 달러 거래를 보면, 3월 11일 종가 7,938.05달러가 12일에는 4,857.10달러로 내려갔어요. UTC 기준 하루 종가끼리 비교한 하락률이 약 38.8%예요. 13일에는 장중 3,858달러까지 거래됐고요.

비트코인은 특정 정부가 발행하지 않고 공급 규칙이 정해져 있다는 이유로 ‘디지털 금’에 비유되곤 했어요. 하지만 당장 돈이 필요한 보유자에게는 팔 수 있는 자산이기도 했죠. 당시 Coinbase의 시장 분석도 현금 확보 수요와 레버리지 청산을 급락의 배경으로 짚었어요.
기업을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쉬워요. 영업이 멈춰 매출이 줄어도 임대료나 직원 급여, 빚의 만기는 돌아와요. 다음 달에 얼마를 벌지 알기 어려우니 바로 쓸 수 있는 현금이 필요하죠. 투자자도 생활비가 필요하거나 다른 투자에서 손실이 커지면, 장기적으로 좋게 보던 자산까지 팔 수 있어요.
사려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팔려는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면, 원하는 가격으로 현금을 구하기가 어려워져요. 더 낮은 가격에라도 매도하려는 주문이 이어지고, 가격 하락이 다른 매도를 부르는 상황이 생기는 거예요.
가격이 떨어지자 청산 주문도 나왔어요
코인 시장에는 맡겨 둔 돈보다 큰 규모로 거래하는 레버리지가 널리 쓰였어요. 선물거래에서는 일정한 증거금을 담보로 포지션을 유지하는데, 손실이 커져 담보가 부족해지면 거래소가 포지션을 강제로 정리해요. 이 절차가 청산이에요.
아주 단순한 가상 예시로, 내 돈 100만 원을 담보로 가격 상승에 1천만 원 규모를 걸었다고 해볼게요. 가격이 5% 내려가면 포지션의 손실은 약 50만 원이에요. 가격은 5% 움직였지만 내 돈은 절반이 줄어든 셈이죠. 수수료와 실제 청산 조건을 생략한 설명용 계산이에요.
담보가 거래소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가격이 회복되기를 기다릴 여유도 없어져요. 상승에 베팅한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추가 매도 압력이 생길 수 있고, 이것이 다시 다른 포지션의 담보를 부족하게 만들 수 있어요. 3월의 급락에는 시장 전체의 현금 수요와 이런 코인 거래 구조가 겹쳐 있었어요.
연준은 금리를 내리고 국채를 사들였어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줄여서 연준도 대응에 나섰어요. 3월 15일에는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0~0.25%로 낮췄어요. 돈을 빌리는 부담을 낮추고 가계와 기업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려는 조치였죠.
3월 23일에는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시장 기능 유지에 필요한 만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어요. MBS는 주택담보대출에서 나오는 원리금 등을 바탕으로 만든 증권이에요. 당시 뉴스에서 ‘무제한 양적완화’라는 표현이 나온 배경이죠.
국채는 정부가 돈을 빌리면서 발행하는 채권이에요.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이미 발행된 국채를 서로 사고팔아요. 연준이 이 채권을 사들이면 판매자는 대금을 받고, 연준은 채권을 보유하게 돼요. 결제 과정에서는 은행들이 연준에 보유한 준비금 잔액도 늘어나요.
이처럼 중앙은행이 채권 등을 대규모로 사들이는 정책을 양적완화(QE)라고 불러요. 채권시장의 거래를 뒷받침하고 장기금리의 하락을 유도해, 가계와 기업이 자금을 구하는 여건을 완화하려는 목적이 있어요. 금리를 이미 낮춘 상황에서 쓰는 추가 수단이기도 하죠.
정부가 가계에 지급한 지원금은 별도의 경로였어요. 미국 국세청은 2020년 4월 안내에서 자격을 갖춘 개인에게 최대 1,200달러, 해당 자녀 한 명당 최대 500달러의 지원금을 설명했어요. 소득 등에 따라 지급액과 자격이 달랐고요.
중앙은행의 금리 조정과 자산 매입은 통화정책, 정부가 예산과 세제를 통해 지원하는 방식은 재정정책에 속해요. 둘 다 당시 ‘돈을 푼다’는 표현으로 보도됐지만, 돈이 전달되는 경로와 결정 주체가 각각 달랐어요.
지원금을 받은 가계는 생활비를 내거나 빚을 갚고, 저축하거나 투자할 수 있었어요. 기업과 금융기관도 자금 사정과 전망에 따라 행동했죠. 연준의 매입액만으로 비트코인 시장에 들어간 돈의 규모를 계산할 수는 없어요.
5월에는 새로 발행되는 비트코인이 줄었어요
5월 11일에는 세 번째 비트코인 반감기가 찾아왔어요. 날짜는 UTC 기준이에요. 새 블록을 만드는 채굴자에게 지급되는 신규 발행 보상이 블록당 12.5 BTC에서 6.25 BTC로 줄었죠.
채굴자는 거래를 담은 블록을 만들고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참여해요. 그 대가로 신규 발행분과 거래 수수료를 받는데, 반감기는 이 가운데 신규 발행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점이에요. 이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의 수량은 그대로였어요.
반감기는 비트코인에 미리 정해진 발행 규칙에 따라 이루어졌어요. 약 4년, 정확히는 21만 블록마다 신규 발행 보상이 줄어드는 구조예요. 중앙은행의 대규모 자산 매입과 겹치면서 비트코인의 제한된 공급을 강조하는 설명에도 힘이 실렸어요.
채굴자 입장에서는 같은 수량의 블록을 만들어도 새로 받는 코인이 줄어들어요. 장비와 전기료를 감당하려면 비트코인 가격, 채굴 난이도, 거래 수수료 수입 등을 함께 따져야 했죠. 시장에서는 새 발행량과 함께 기존 보유자들이 얼마나 팔고, 새로운 구매자가 얼마나 들어오는지도 가격에 영향을 줬어요.
반감기 당일 Coinbase 종가는 8,572.40달러였어요. 이후에도 한동안 오르내렸고, 2만 달러를 넘은 것은 그해 12월이었어요. 반감기와 연말 상승 사이에는 수개월의 거래와 새로운 소식이 쌓여 있었습니다.
8월, 회사가 보유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샀어요
8월 11일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21,454개를 약 2억 5천만 달러에 매입했다고 발표했어요. 발표 금액에는 수수료와 비용이 포함돼 있었어요. 회사의 보유 자금을 어디에 둘 것인지 정하는 자금 운용 전략의 일부였죠.
당시 CEO 마이클 세일러는 코로나 위기와 대규모 경기부양책, 경제적 불확실성 등을 매입 판단의 배경으로 설명했어요. 장기적으로 현금의 실질 가치가 낮아질 가능성을 우려했고,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평가한 거예요. 회사 경영진이 선택 이유로 내놓은 전망이었어요.
개인의 투자 계좌에서 하던 고민이 기업의 자금 운용 문제로 들어온 사례였죠. 회사에는 당장 급여와 운영비를 지급할 돈도 필요해요. 가격 변동이 큰 자산을 보유하면 재무제표와 자금 계획에도 영향을 받으니, 얼마나 보유하고 어떻게 관리할지가 함께 따라왔어요. 회사 역시 발표문에 비트코인 가격 변동과 보안 등 위험을 적어 두었고요.
2019년 리브라는 사람들이 쓸 새로운 결제 화폐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어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미 거래되고 있던 비트코인을 회사 자산으로 사들였어요. 코인 시장에 들어오는 기업들의 목적도 하나둘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었죠.
10월, 페이팔 계정에서도 코인을 살 수 있게 됐어요
10월 21일 페이팔은 계정 안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비트코인캐시·라이트코인을 사고 보유하고 팔 수 있는 서비스를 발표했어요. 미국 이용자를 대상으로 시작했고, 11월 12일에는 미국 내 자격을 갖춘 모든 계정으로 확대했다고 알렸어요.
이미 쓰던 결제 서비스에서 코인 매매 기능을 만날 수 있게 된 거예요. 별도로 코인 거래소를 찾아 가입하는 과정이 낯설었던 이용자에게도 접근 경로가 생겼죠. 페이팔은 이 서비스를 팍소스와의 제휴를 통해 제공한다고 설명했어요.
가맹점 결제는 당시 발표에서 2021년 초 도입을 목표로 둔 기능이었어요. 제시한 구조는 이용자의 코인을 법정화폐로 바꿔 결제하고, 가맹점에는 법정화폐로 정산하는 방식이었죠. 매매 서비스의 2020년 도입과 이후 결제 계획은 시점과 기능이 달랐어요.
같은 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회사 돈으로 코인을 보유했고, 페이팔은 고객에게 코인 거래 통로를 열었어요. 구매자로 들어온 기업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각각 등장한 셈이에요.
연말에는 2만 달러를 넘어섰어요

Coinbase BTC–USD의 12월 16일 종가는 21,359.65달러였고, 12월 31일에는 28,990.08달러에 이르렀어요. 2019년 마지막 종가 7,165.72달러와 비교하면 2020년의 연간 상승률은 약 304.6%예요. 가격과 수익률은 모두 같은 거래소의 UTC 일별 종가 기준이에요.
3월에는 현금 확보와 청산이 쏟아졌고, 그 뒤로 저금리와 대규모 정책 지원이 이어졌어요. 비트코인의 발행 보상은 줄었고, 하반기에는 기업 매입과 결제 서비스의 진출 소식이 나왔죠. 각각의 사건은 공급, 수요, 접근성에 관한 서로 다른 정보를 시장에 더했어요. 차트의 사건 표시는 그 소식이 나온 날짜이며, 각 사건이 상승분의 얼마를 만들었는지 보여주는 수치는 아니에요.
코인 업계 안에서는 블록체인 프로그램으로 대출이나 거래 같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파이(DeFi)도 자라고 있었어요. 6월 컴파운드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COMP 토큰을 배분하기 시작했어요. 코인을 맡기거나 빌리는 활동에 토큰 보상이 붙는 구조였죠. 이 시기의 ‘디파이 서머’는 대출·담보·보상 구조와 함께 별도 편에서 살펴볼게요.
12월 22일에는 미국 SEC가 리플과 경영진 두 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어요. SEC는 XRP 판매를 통한 자금 조달이 등록하지 않은 증권 공모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죠. 이 날짜는 소송이 시작된 시점이며, 이후 법원의 판단은 별도로 이어지는 이야기예요. 비트코인의 상승과 함께 코인의 법적 성격을 둘러싼 분쟁도 진행되고 있었어요.
2020년은 코인 이야기에 중앙은행의 금리와 국채 매입, 기업의 보유 자금까지 자주 등장하게 된 해였어요. 3부의 리브라·디엠에서 남겨 둔 달러와 화폐의 역사도 이 지점과 이어집니다. 국채와 스테이블코인의 관계를 다룰 때, 준비자산을 누가 보유하고 돈이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 다시 들여다볼 수 있겠죠.
이전 편: 코인 역사 3부|2019년, 이번에는 다를 줄 알았어요
이어 읽기: 코인 역사 4-1부|디파이 서머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시장의 참여자가 늘어나다
참고 자료
- WHO — 코로나19 팬데믹 발표 영상 (2020.3.11)
- Coinbase — 2020년 3월 급락·레버리지 분석
- 연준 — 2020년 3월 15일 정책 발표
- 연준 — 2020년 3월 23일 자산 매입 발표
- MBC — 연준 긴급 대응 당시 보도
- 연준 — 자산 매입 방식 설명
- 연준 — 자산 매입의 목적
- IRS — 경제충격지원금 안내
- Coinbase — 비트코인 반감기 기록
- Bitcoin 개발 문서 — 블록·발행 규칙
- MicroStrategy — 비트코인 준비자산 채택 발표
- PayPal — 암호화폐 매매·보유 서비스 발표
- Coinbase Exchange — 2020년 상반기 BTC/USD 가격 자료
- Coinbase Exchange — 2020년 하반기 BTC/USD 가격 자료
- Compound — COMP 배분 공지
- SEC — 리플 관련 소송 제기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