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테슬라가 비트코인 15억 달러어치를 샀다는 소식이 나왔어요. 두 달 뒤에는 미국 코인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했죠. 비트코인은 4월 장중 6만 4천 달러를 넘었고, 코인 시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와 월가의 뉴스를 함께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그해 5월 19일에는 비트코인이 장중 3만 달러까지 내려왔어요. 기업의 매입 공시가 이어지던 시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2021년 상반기에는 게임스탑과 도지코인의 개인 투자 열풍, 기업의 참여, 물가 상승과 중국의 규제가 한꺼번에 겹쳐 있었어요.

새해에도 돈을 빌리는 비용은 낮았어요
2020년 코로나 충격에 대응해 시작된 미국의 지원책은 새해에도 이어졌어요. 연준은 2021년 1월 27일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0.25%로 유지했고, 국채를 매달 최소 8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을 최소 400억 달러씩 더 사들이겠다고 밝혔어요. MBS는 주택담보대출에서 나오는 상환금을 바탕으로 만든 증권이에요.
금리가 낮으면 기업과 가계의 차입 부담이 줄어들고, 안전한 단기 자산에서 얻을 수 있는 이자도 낮아져요. 더 높은 수익을 찾는 투자자는 주식이나 코인처럼 가격 변동이 큰 자산에도 눈을 돌릴 수 있죠. 연준의 채권 매입은 금융시장에 자금이 원활히 돌도록 돕는 정책이었어요. 그 매입액이 그대로 비트코인 매수 자금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정부의 현금 지원도 이어졌어요. 3월에는 소득 등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에게 최대 1,400달러를 지급하는 세 번째 경기부양 지원금 처리가 시작됐죠. 연준이 금리와 채권 매입을 담당했다면, 이 지원금은 법률에 따른 정부의 재정정책이었어요. 가계는 받은 돈을 생활비나 빚 상환, 저축과 투자 등 서로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1월, 게임스탑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모였어요
연초 미국 주식시장의 중심에는 게임 판매점 게임스탑이 있었어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에서 투자 의견이 퍼졌고,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몰렸어요. 주가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했던 투자자들과의 대결 구도도 큰 관심을 끌었죠.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먼저 팔고, 나중에 다시 사서 갚는 거래예요. 100달러에 판 주식을 70달러에 되사면 비용을 빼기 전 30달러가 남지만, 200달러에 되사야 하면 100달러를 잃어요. 가격이 오를수록 손실 부담이 커져 주식을 되사는 주문이 몰릴 수 있는데, 이런 상황을 쇼트 스퀴즈라고 불러요.
게임스탑에는 공매도 청산과 새로운 매수 열기가 함께 있었어요. 그해 10월 공개된 SEC 직원 보고서는 공매도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매수도 상승에 기여했지만, 가격 상승이 이어진 배경에는 주식에 대한 긍정적인 매수 심리가 있었다고 분석했어요. 1월 28일 로빈후드 등의 매수 제한은 거래 결제를 보증하는 담보 부담과 맞물려 논란을 키웠습니다.
코인 역사를 읽다가 게임스탑을 만나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개인들이 앱으로 쉽게 거래하고, 커뮤니티에서 투자 논리와 밈을 공유하고, 유명인의 말에 반응하는 모습이 코인 시장에서도 나타났거든요. 연결점은 투자 문화와 참여 방식이에요. 게임스탑에서 번 돈이 얼마만큼 코인으로 이동했는지는 이 사건만으로 확인할 수 없어요.
2월, 테슬라가 회사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어요
2월 8일 공개된 테슬라의 연차보고서에는 비트코인 15억 달러 매입이 담겨 있었어요. 회사는 1월에 투자정책을 바꿨고, 운영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현금의 운용을 다양화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샀다고 설명했어요. 2월 8일은 이 사실이 공시로 알려진 날짜예요.
앞선 4-1부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처럼, 테슬라도 자기 회사의 자금을 운용한 사례였어요. 고객 자금을 대신 굴리는 펀드와는 역할이 달랐죠. 자동차 사업의 운영자금을 확보하면서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 자산을 얼마나 보유할지, 손실이 나면 어떻게 회계에 반영할지가 회사와 주주에게 함께 걸린 문제가 됐어요.
여기에 자동차 결제라는 이야기가 더해졌어요. 3월 24일 머스크는 미국에서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살 수 있다고 발표했어요. 회사가 보유할 자산에서 실제 상품의 결제 수단으로도 사용 범위를 넓힌 거예요. 매입 공시 때 밝혔던 결제 계획이 실행된 셈이죠.
4월, 코인 거래소가 나스닥에 올라갔어요
4월 14일, 코인베이스 주식이 COIN이라는 이름으로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했어요. 새 주식을 공모해 회사가 자금을 받는 일반적인 IPO와 달리, 기존 주주의 주식이 시장에서 거래되도록 하는 직접상장 방식을 택했죠.
주식 투자자에게는 코인을 직접 보관하지 않고도 코인 거래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어요. 거래소는 이용자의 매매에서 수수료를 받으니, 거래량과 수수료율, 경쟁 거래소의 등장 같은 사업 지표를 따져 볼 수 있었죠. 코인베이스 주식을 사는 사람은 이 회사의 주주가 되고, 비트코인을 사는 사람은 비트코인을 보유해요. 같은 산업에 관심이 있어도 얻는 권리와 부담하는 위험은 서로 달랐습니다.
당일 Coinbase Exchange의 비트코인 장중 고가는 64,899달러였어요. 코인 거래소의 상장과 비트코인의 높은 가격이 같은 시기에 주목받은 거예요. 하지만 상장 소식이 가격 상승분 전체를 설명해 주지는 않아요. 이미 수개월 동안 상승이 이어졌고, 상장 기대도 거래 시작 전에 알려져 있었으니까요.
도지코인까지 번진 봄의 열기
기업의 공시와 거래소 상장 옆에서는 도지코인이 빠르게 주목받았어요. 인터넷의 시바견 밈에서 출발한 코인이었고, 머스크의 게시물과 온라인 커뮤니티가 관심을 키웠죠. 게임스탑에서 보였던 밈과 집단적인 관심이 코인 투자에서도 큰 존재감을 드러낸 시기였어요.
5월 8일 미국 현지 방송인 SNL에 머스크가 출연한다는 소식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됐어요. 방송에서 도지코인이 언급됐고,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과 직후 가격은 크게 흔들렸습니다. 로이터는 9일 도지코인이 한때 3분의 1 이상 하락했다고 보도했어요. 기업 실적 발표를 기다리듯 예능 출연 시간을 주시하는 풍경이 생긴 거죠.
유명인의 발언은 빠르게 퍼지고 가격도 즉각 반응할 수 있어요. 반면 기업의 비트코인 매입 공시에는 매입액과 자금 운용 정책처럼 따로 확인할 정보가 남죠. 2021년 봄에는 이 두 종류의 뉴스가 같은 투자 화면에 나란히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5월, 물가와 연준의 다음 결정을 보기 시작했어요
5월 12일 미국 노동통계국은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고 발표했어요. 6월 10일 공개된 5월 상승률은 5.0%였죠. 1월의 1.4%에서 상승 폭이 커지고 있었어요. 4월 발표에서는 중고차 가격의 큰 상승도 확인됐습니다.

물가가 오르면 현금을 보유한 사람이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들어요. 공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을 찾는 논리에는 이런 구매력 우려가 있었죠. 동시에 물가가 계속 높아지면 연준이 지원을 줄이거나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예상도 생겨요. 대출 비용이 높아지고 안전한 자산의 이자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면, 위험을 감수하려는 투자 수요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2021년 상반기 연준은 아직 금리를 올리지 않았어요. 6월 16일에도 목표 범위는 0~0.25%였고, 매달 최소 1,200억 달러의 자산 매입을 유지했어요. 당시 성명은 물가 상승이 상당 부분 일시적인 요인을 반영한다고 설명했죠. 투자자가 고민한 것은 당장 실시된 금리 인상보다 이 지원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였어요.
코인과 미국 주식의 연결은 이후 통계에서도 관찰됐어요. IMF가 2022년 1월에 공개한 사후 분석에서 비트코인과 S&P 500의 일별 수익률 상관계수는 2017~2019년 0.01에서 2020~2021년 0.36으로 높아졌어요. 같은 날 오르내리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결과예요. 이는 두 시장의 동행 정도를 측정한 통계예요. 원인이나 구체적인 자금 이동 경로를 확인하려면 별도의 자료가 필요합니다.
테슬라의 결제 중단, 중국의 경고, 그리고 5월 19일
물가 발표가 나온 5월 12일, 코인 시장에는 테슬라의 소식도 전해졌어요. 머스크는 채굴에 쓰이는 화석연료와 환경 영향을 이유로 비트코인 차량 결제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어요. 3월에 열었던 결제 창구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닫힌 거예요.
5월 18일에는 중국의 인터넷금융·은행·지급결제 업계 단체 세 곳이 가상자산 거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라는 공동 성명을 내놨어요. 기존 제한을 재확인하면서 투기 위험을 경고한 조치였죠. 2017년 ICO와 거래소 규제를 겪었던 시장에 중국발 규제 우려가 다시 더해졌어요.
19일에는 매도가 거세졌어요. Coinbase Exchange 기준 비트코인은 장중 30,000달러를 찍었고, UTC 기준 하루 종가는 약 36,732달러였어요. 4월 14일 장중 고가 64,899달러와 비교하면 장중 저가까지 약 54% 내려온 셈이에요. 종가 차트만 보면 보이지 않는 낙폭이라, 아래에는 장중 저가를 따로 표시했어요.

레버리지 거래도 하락을 증폭시켰어요. 가령 자기 돈 100만 원을 증거금으로 1,000만 원 규모의 매수 포지션을 잡으면, 가격이 5% 내려갈 때 비용을 제외한 손실은 약 50만 원이에요. 자기 돈의 절반이 줄어드는 거죠. 남은 증거금이 유지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거래소는 포지션을 강제로 정리할 수 있어요. 이것이 청산이에요.
매수 포지션의 청산은 추가 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 하락이 다른 포지션의 청산을 부를 수 있어요. 당시 코인데스크도 대규모 파생상품 청산을 보도했습니다. 테슬라와 중국의 뉴스, 이미 진행되던 하락, 레버리지 정리가 맞물린 급변 구간이었어요. 각 요인이 낙폭의 몇 퍼센트를 만들었는지까지 분리해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틀 뒤인 5월 21일,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어요. 18일 업계 단체의 경고보다 정책의 범위가 채굴 쪽으로 더 뚜렷해진 거예요. 19일 급락 이후에도 규제 소식이 이어진 거예요.
6월 말, 기업도 개인도 같은 하락장을 지나고 있었어요
6월에는 중국의 채굴 단속이 지역별로 진행되면서 해외 이전을 모색하거나 장비를 처분하는 채굴업자들의 소식이 이어졌어요. 전기를 어디서 확보하고 장비를 어디에 둘 것인지가 채굴업의 현실적인 문제가 됐습니다.
6월 30일 비트코인 종가는 35,060달러였어요. 테슬라의 매입과 코인베이스의 상장을 거쳤지만, 4월 고점에 매수한 투자자에게는 큰 평가손실이 남아 있었죠. 기업의 진입은 매수와 보관의 통로를 넓혔고, 가격 변동은 그 회사의 재무제표에도 함께 들어갔어요.
개인은 커뮤니티와 거래 앱에서, 기업은 자금 운용과 공시에서, 채굴자는 전력과 규제에서 같은 시장을 마주하고 있었어요. 여기에 미국의 물가 발표와 연준 회의 일정까지 투자 판단에 들어오기 시작했죠. 2021년 하반기에는 국가의 비트코인 채택과 투자상품의 확대가 이어집니다. 동시에 연준의 지원을 얼마나 줄일지를 둘러싼 논의도 더 구체화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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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연준 — 2021년 1월 FOMC 성명
- IRS — 2021년 3월 지원금 발표
- SEC — 2021년 초 주식·옵션시장 사후 분석
- Tesla — 비트코인 매입 관련 SEC 공시
- CNBC — 테슬라 비트코인 매입 보도 영상 (2021.2.8)
- Axios — 테슬라 비트코인 결제 도입
- Coinbase — 직접상장 일정 발표
- Axios — 코인베이스 직접상장 설명
- CNBC — 코인베이스 상장 당일 인터뷰 (2021.4.14)
- 로이터 — SNL 출연 뒤 도지코인 하락
- 미국 노동통계국 — 2021년 4월 소비자물가
- 미국 노동통계국 — 2021년 5월 소비자물가
- 연준 — 2021년 6월 FOMC 성명
- IMF — 코인·주식 가격 동행 분석 (2022년)
- The Block — 테슬라 비트코인 결제 중단
- 로이터 — 중국 가상화폐 규제 해설
- CoinDesk — 2021년 5월 급락·청산 보도
-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 채굴 단속 관련 보도
- 로이터 — 중국 채굴업자의 해외 이전·장비 처분